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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Health Aff. 2018;2(1):2-3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8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29339/pha.2.1.2

편집인의 글

예전 전공의 시절 우리나라 건강보험과 공공병원에 대한 논문을 검색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관련 논문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다양한 논문이 있기는 했지만 다루는 논문의 범위가 너무 지엽적이어서 왜 건강보험이 1977년에 도입되었는지, 공공병원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는지, 민간병원이 다수를 차지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분명 당시에는 중요한 정책적 결정 사안인데 이를 정리한 논문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민 끝에 생각해 낸 방법은 당시 해방 이후부터 신문 DB를 보유하고 있었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검색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 퇴직 고위 관료와 은퇴한 교수님들, 그리고 당시 국책연구기관 박사님들을 찾아가 당시 상황을 청취하고 녹취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정말 2-3개월에 걸쳐 엄청난 시간을 투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는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학술지에 실린 논문 또는 기고문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학술지의 중요한 사회적 역할 중 하나는 중요한 정책적 사항에 대한 쟁점을 정리하고, 찬반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정책실행 과정의 여러 가지 사항을 점검하며, 마지막으로 정책결과에 대한 중간평가와 최종평가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수정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보건의료관련 학술지에서 이와 같은 사회적 역할은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 대한공공의학회지는 주요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쟁점을 정리하고 다양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한공공의학회지는(영문명, Public Health Affairs)는 대한공공의학회의 공식 학술지로 2017년 창간호를 발행한 신생 학술지입니다. 2018년인 올해 두 번째 학회지를 발간하게 됩니다.

저희 편집위원회는 올해 가장 중요한 공공의료, 보건의료 이슈로 “문재인 케어” 를 선정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건의료부분에서 작년, 올해, 그리고 미래에 영향을 미칠 가장 중요한 사건이 “문재인 케어” 라는데 동의하실 것입니다. “문재인 케어”는 2017년 8월 9일에 발표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줄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정책의 목표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입니다. “문재인 케어”는 2000년 의약분업 시행, 2001년 건강보험통합에 버금가는 영향을 보건의료부분에 미칠 것입니다. 이 정책은 또한 찬반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논의와 토론이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토론회, 심포지움, 신문 지면을 통한 의견개진 등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술지를 통한 정제된 토론의 장은 미흡합니다. 학술지를 통한 정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10년 후 어떤 연구자들은 이번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기가 또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올해 Special article의 주제를 “문재인 케어를 논하다”로 정했습니다. 생각보다 글을 기고해 주실 분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토론회에서 말 혹은 파워포인트 파일로 설명하는 것보다 글을 통해 자신 혹은 단체의 입장을 정리해서 학술지에 기고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시는 것 같았습니다. 말은 허공에 사라지지만 학술지에 기재된 글은 두고두고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기고를 수락하셨던 몇 분은 기고를 철회하시기도 했습니다. 저자들께는 죄송하지만 이러한 학술지 투고에 대한 압박감이 어떤 정책 쟁점에 대한 주장을 합리적으로 전개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저희가 언론사였다면 저희는 이번 호에 특종을 잡았다고 감히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이번 “문재인 케어를 논하다” 특집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님, 이의 대척점에 있는 서울의대 김윤 교수님의 논문을 필두로, 대한병원협회 유인상 총무위원장님,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님, 그리고 성남 김안과 김명성 원장님의 글을 차례로 게재하였습니다. 각각 대한의사협회, 정책설계자 및 실행자, 대한병원협회, 시민단체, 개원의 등을 대변하는 분들입니다. 천천히 정독하시면서 각 저자들이 어떤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어떤 정책적 우려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다섯 편의 글이 향후 문재인 케어의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집 이외에도 이번 두 번째 호에서는 다양한 공공의학적 논문을 원저로 실었습니다. 의료질평가지원금 평가지표, 최근 국민적 관심사가 된 미세먼지, consensus workshop 기법을 이용한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 교정시설 수감자의 건강문제 등을 다루었습니다. Review article로는 문재인 케어와 맞물려서 반드시 필요한 일차의료와 만성질환관리사업을 정리했고, Opinion으로 치매국가책임제가 성공하기 위한 방안을 게재하였습니다. 또한, Case report로 서울특별시 북부병원의 사례와 부산의료원 사례를 소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호에서는 네 편의 에세이를 실었습니다. 먼저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인이 앓았던 국민병을 다루었고, 국립소록도병원의 아픈 역사인 격리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부산광역시 마을건강센터 활동과 외국 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의 의료제도와 병원에 대한 에세이를 게재하였습니다.

저희 대한공공의학회지는 현재 연 1회 발간을 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연 2회 정도로 발간 회수를 늘이고 싶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작년에 창간호를 내면서 했던 다짐인 “공공의료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정책적, 학문적 토론의 장이 됨과 동시에 현장과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겠다는 약속은 꼭 지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2018년 12월 1일

대한공공의학회 편집위원회를 대표하여

편집위원장 이 진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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