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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Health Aff > Volume 4(1); 2020 > Article
코로나19가 쏘아올린 공공의료: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자
지난 6월 17일, 21대 국회 개원 후 처음으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국정 과제인 의료공공성 강화에 대한 위원들의 질의에 박능후 장관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민간병원이 많이 있어도 긴급한 시기에 제약이 있었으며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알게 됐다. 상급종합병원의 협조가 늦은 반면, 공공병원이 적극적으로 감염병 환자를 받았다’고 답변하여 이번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공공병원의 역할이 컸음을 인정했다. 며칠 뒤 개최된 ‘코로나19 확산 대비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 국회 토론회’에서도 정부, 국회, 학계 및 공공의료기관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공공병원과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공공의료를 정책의 중심에 두는 정책적 전환 필요성이 대두됐다. 또한 지역거점 공공병원과 국립대병원의 협력체계, 신축이전과 기능 특성화 전략, 필수의료인력 확보, 인력 지원 의무화, 지역의사ㆍ간호사 양성 및 배치, 필수의료 제공에 대한 적절한 보상 등 각종 공공의료 강화 방안이 제시되면서 바야흐로 공공의료의 전성시대를 예고하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보건의료의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대두됐고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약칭 공공보건의료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0년 3월,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료기관장 연석회의에서 균형 잡힌 공공보건의료 제공체계 구축, 필수 분야에 보건의료서비스 적정공급,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안전망 강화 등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감염, 재난, 응급의료서비스 강화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운영 등의 정책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2013년 진주의료원 폐원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의 현실과 공공병원 운영에 대한 인식 차가 첨예하게 드러났지만[1], 이후 ‘착한 적자’가 국민들의 공감을 얻게 되면서 2014년 말 국회에서 ‘공공보건의료법’과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다[2]. 개정안에는 지자체장이 지방의료원을 폐업하거나 해산할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과 반드시 협의하도록 하고, 지방의료원의 공공성 강화를 비롯해서 공공병원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한 ‘착한 적자’에 대한 정부 보조, 지역사회 질병예방 및 건강관리, 의료서비스 지역 불균형 해소 등 의료공공성 유지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돼 공공의료의 안정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2]. 특히,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는 신종감염병을 포함한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대한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그 해 7월 일부 개정된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치료 및 격리조치 등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활동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국민의 책무와 감염병에 대한 진단 및 치료를 받을 권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비용 부담과 정보 공개 의무, 전문인력 양성 비용의 국가 부담, 감염병전문병원 또는 연구병원을 설립하거나 지정 운영하는 내용이 대거 포함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2월 개정된 공공보건의료법은 공공보건의료의 정의와 사업 내용,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의무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 이 법이 제정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보였다[3].
이러한 변화와 제도 개선 덕분인지 세계는 우리나라 코로나19의 방역에 대해 극찬하고 있으며 정부도 K방역 모델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K방역의 최일선에서 드러나지 않게 공헌하고 있는 공공병원과 공공의료의 현실은 어떠한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20일 국회 토론회에서 한 토론자는 ‘지방의료원은 취약한 접근성과 최소 규모, 작은 조직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민간병원에 비해 경쟁력이 낮고 시민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해 외면당하고 있다. 35개 지방의료원만으로는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불가능하고, 지방정책기능이 집중돼 공공병원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며, 필수의료인력 확보조차 어려운 실정이어서 필수진료과목과 병상축소, 응급실, 중환자실 등이 축소 운영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공공병원에 대한 현실은 언론에도 자주 노출됐는데 대구·경북 6개 공공병원은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느라 발생한 적자를 견디다 못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까지 시행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있다고 한다[4, 5]. 공공병원에 대한 정부나 자자체의 지원이 미흡해 대부분 자체 수입으로 운영해야 하지만 취약계층 진료와 공익성으로 인해 수입증대에 한계가 있고, 각종 재난 때마다 공공의료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재정난과 경영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 적은 보수와 경직된 의사결정구조가 의사를 포함한 전문인력 확보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와 같이 정부와 국회, 국민들이 인정하고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밝은 청사진에 비해 아직도 공공의료의 현장에서는 어두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체계적ㆍ지속가능한 공공의료 발전 전략 필요

의료는 본질적·기능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공공의 목적 실현을 위한 활동이 포함돼 있고, 공공보건의료법에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이라는 정의에 따르면 민간의료도 공공의료의 역할을 이행하고 있다. 그러나 응급의료, 외상, 심혈관질환, 분만, 정신건강, 감염병 등 수익성이 낮은 보건의료 영역은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민간의료가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민간의료기관의 대도시 편중현상을 고려하면 의료취약지 등에서는 공공의료가 담당해야 하는 분야이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경우는 튼튼한 공공의료가 있어야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며 극복할 수 있다.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저수가 개선과 무너진 의료전달체계 확립, 공공의료 기능 재정립, 국민과 의료인의 안전 확보 등을 주장했었고,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의협은 대한공공의학회, 대한예방의학회, 지역보건의사회와 공동으로 2016년부터 보건의료행정 최고 고위자 과정을 개설하여 공공보건인력의 전문성과 역량제고를 위해 노력하였다[6]. 그리고 2017년 5월 의협 창립 이후 최초로 공공보건 업무를 담당할 공공보건이사를 신설·임명해 공공의료, 보건통계, 보건의료인력 개발 대책, 취약계층 관련 정책, 취약지 등 지역 보건, 지역사회 보건의료 조직간 네트워킹 구축 등을 하고자 노력했다[7]. 공공보건이사직 신설은 의협이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상징이었고 의협 정책 방향의 새로운 이정표였으나 집행부가 바뀌면서 이어지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조명된 현 상황을 보면서 아쉬움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그동안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가 많이 있었다.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먼저 국립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간의 전달체계를 강화하고 인력 교류와 지원을 의무화하면 일정 부분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국립대병원이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며, 공공의료에 대한 책임성을 가진 전문인력 양성과 지방의료원의 기능 특성화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에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공공의료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공공의대 설립에 관한 법이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보건의료인력 자원이 공공의료기관 근무를 꺼리는 이유는 대부분의 공공의료기관이 의료취약지에 위치하고 있어 문화, 교육, 경제 등의 인프라를 누릴 수 없는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이에 보건의료인의 헌신과 희생만을 요구할 게 아니라 급여, 복지, 퇴직 후 연금 등 실질적인 보상을 해야 하며,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것에 대한 명예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안정적 신분 보장 및 순환 근무 등 근무 동기 유인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19 등과 같은 감염병으로 인해 우리나라와 전 세계가 입은 막대한 인명 피해와 경제 손실을 고려했을 때 이제는 공공의료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수단이며 보건안보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들도 타인과 사회를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고, 어떤 이유로 인해서든 감염이 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용을 부담하며 치료를 해준다는 믿음이 생겼다. 국가 방역과 공공의료에 대한 신뢰와 공감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지금이 공공의료에 투자할 때이며 공공의료를 지속·육성할 수 있는 보건의료정책을 마련할 적기다. 지금이 바로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은 언제든지 다시 우리의 빈틈을 뚫고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간, 직역간, 의료기관간 등 서로 이해 상충되는 문제는 소통과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부디, 현장의 좋은 제안들이 실행되길 바라며 10년 후에는 현재와 같은 현상들이 반복되지 않길 희망한다.

References

1. 건국대학교, 보건복지부. 지방의료원 공익적 비용 계측 및 경영컨설팅 연구. 2014.

2.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ㆍ공포. http://www.mohw.go.kr/upload/viewer/skin/doc.html?fn=20050718154217045214_2.hwp&rs=/upload/viewer/result/202007/.

3.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령 > 본문 -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http://www.law.go.kr/lsInfoP.do?lsiSeq=180756.

4. 이 지현. 무급휴가·병동 폐쇄…병원 경영난에 쏟아지는 고육지책. Medical Times. 2020년 4월 10일자. https://www.medicaltimes.com/Users/News/NewsView.html?ID=1133093.

5. 최 보규. 코로나19 ‘1등 공신’ 공공병원 존폐위기. KBS news, 2020년 5월 20일자.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50779.

6. 김 선경. 제1기 보건의료행정 최고 고위자 과정..39명 수료. 의협신문. 2016년 5월 12일자. 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328.

7. 이 석영. 의협 ‘공공보건이사’ 신설...이진용 교수 임명. 의협신문. 2017년 5월 27일자. 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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