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 Health Aff Search

CLOSE


대한공공의학회 20년사 (2000~2020 Years)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모범활동 사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모범활동 사례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 |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모범활동 사례

코로나19 방역에서 깨달은 6가지 교훈

권근용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 소장

세종특별자치시는 중앙정부 기관이 밀집되어 있고, 국외 및 수도권 출장이 잦은 주민들이 많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고, 또한 확산에 따른 파급력이 큰 곳이다. 다행히 대구 경북과 수도권에 비해 발생 환자는 적었지만 집단발생과 지역사회 전파 등으로 긴박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사회적 파급이 이 정도로 큰 감염병 유행은 보건소 직원들 모두 처음 겪어봤기에, 급격히 변하는 상황 속에서 불안감과 함께 시행착오와 갈등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보다 현명하고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일들을 당시에는 정말 어렵게 해나갔던 것 같다. 미흡한 점이 더 많았던 지난 몇 개월이었지만, ‘교훈’을 남긴다는 취지에서 비교적 의미 있고 잘했다고 여기는 점들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 시의 모범적인 방역이었다고 한다면 조기에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함으로써 검사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는 것이 있겠고, 또 하나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격리 해제된 확진자에 대한 재검사 및 분석을 실시함으로써 PCR 재양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또한, 가장 긴급했던 순간은 역시나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 직원들의 집단 발병이었다. 이 사례는 지금까지도 최초 감염유입경로를 밝히지 못했다. 하지만 신속한 전수검사를 통해 해양수산부 밖으로의 지역사회 전파 없이 종식되었고, 성공적인 방역사례로 꼽히는데, 여기에는 해양수산부(특히 운영지원과)와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직원들에 대한 정보관리, 검사안내 등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점들을 비롯한 세종시 코로나19 방역에서 의미 있었던 순간들을 되짚어 보았다.

첫 환자 발생 - 지침이 모든 필요한 의사결정을 담지는 못한다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약 한 달 동안 세종시에는 확진자 발생이 없었다. 이 당시만 해도 확진자 발생에 대해 보건소들마다 심적 부담이 굉장히 컸고, 우리 직원들도 제발 우리 시에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고 속으로 빌고 있었다. 그러다 2월 21일, 대구에서 종교단체 집단 발생이 막 시작되던 때에, 감염계 직원이 민원전화를 한 통 받고 내게 보고를 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의 한 예배당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왔다는 제보 전화였다. 하지만이 사람은 대구에서 접촉자로 이관되어 오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당시 지침에 따르면 의심증상이 없다면 검사대상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한 집단 발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만에 하나 그 사람이 감염자일 경우, 진단을 늦게 받는다는 것은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종교모임은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활동이라 판단이 되어 그냥 넘길 수는 없어 보였다. 하필 그 시간에는 공보의 선생님도 검사를 마치고 간 시각이라 내가 검체채취를 하기로 하고, 그 사람을 보건소로 긴급히 불렀다. 그분이 세종시 1번 확진자가 되었다.

이 환자는 증상이 거의 없었지만, CT 값이 매우 낮았고, 병원에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음전되는 데에 수 주가 걸렸다는 점을 볼 때, 만약 그 환자에게 처음 연락이 왔을 때 검사하지 않았었다면, 지역사회 추가전파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보건소 역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사례들에 대해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객관적 위험성이 분명히 있는 사례라 판단된다면, 정해진 Rule 보다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줌바댄스 발 집단감염 – 우리 지역 발생 예측은 주변 지역을 보면 알 수 있다

다행히 첫 확진자 이후 지역전파는 일어나지 않은 채로 2월이 지나갔다. 한편 2월 말부터 인근 도시인 천안에서 줌바댄스 집단 발생이 이어졌다. 세종과 천안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주민들이 많고, 상업적 교류도 많기 때문에 언제 세종으로 코로나19 불이 옮겨붙을까 하는 불안한 날이 계속되었다.

그러다 3월 5일 마침내 천안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2번째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를 시작으로 총 7명의 줌바댄스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다. 여기에는 정부세종청사 직원도 있었고, 줌바댄스에서 바이올린 교습으로 이어져 감염된 10대 학생도 있었다. 지역사회로의 광범위한 전파가 이루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었다. 종교단체에 이어 실내운동, 실내교습으로 집단 발생 사례가 나왔다는 것은 이 바이러스가 실내에서 비말이 생산되는 활동(말, 운동 등)을 할 때 잘 전파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주민자치프로그램을 중단시키고, 실내 운동시설 및 학원 등에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안내하였다.

세종시 1번 환자를 보면, 대구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얼마 뒤 우리 시에서도 대구에서 온 사람이 확진되었고, 2번 환자를 보면, 천안에서 집단 발생하고 얼마 뒤 우리 시에서도 관련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후 5월, 8월에도 집단 발생 장소인 수도권에서의 접촉력이 있는 확진자가 우리 시에서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각 지자체는 자기 지역의 방역을 책임지고 있지만, 전국 및 인근 지역의 발생상황을 함께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곧 우리 지역에 닥칠 미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고, 미리 대응체계를 갖출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도입 - 상황이 절박하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

세종시보건소는 1월 말부터 2015년 메르스 유행 이후 구입한 음압 텐트를 선별진료소로 활용해왔다. 선별진료소 초기에는 하루 검사 건수가 1~10건 수준으로 적었으나, 2월 22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부터 하루 검사 인원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하루 40건을 넘어서기 시작하더니 25일부터는 검사수요량이 100건에 육박하기 시작했다. 음압 텐트는 검사 후 환기와 소독을 20분 이상 해야하기 때문에 하루에 40명 이상은 검사할 수 없었다. 이렇다 보니 검사가 필요한 사람들을 당일에 다 검사하지 못하고 다음 날로 넘겨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서 고민이 시작됐다. 만약 이 검사 대상자가 감염자인데, 오늘 확진되면 오늘 접촉자들을 바로 격리시키는데, 내일 확진되면 접촉자 격리가 늦어지고, 그만큼 접촉자의 지역 내 추가전파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했다. 결국, 검사 속도가 바이러스 전파속도보다 빨라야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빠른 검사뿐만 아니라 동시에 정확하고 안전해야 했다. 우선은 검사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 의사(공보의)가 하던 검체 채취를 간호직 직원들도 할 수 있도록 교육하였다. 둘째는 검사시간을 단축시켜야 했는데, 음압 텐트를 소독과 환기 없이 사용한다면 검사대상자 간 전파위험이 있었다. 결론은 음압 텐트라는 실내공간을 나와야만 했다. 즉, 검사자가 아무리 많아도 검사공간의 혁신 없이는 속도향상이 불가능했다.

이때 간호직 직원 한 명이 제안을 했다. ‘어차피 검사대상자들이 차를 타고 와서 내려서 음압 텐트로 걸어 들어오는데, 그러지 말고 차에 타 있는 채로 우리가 차 옆으로 가서 검사를 하면 어떨까요?’라고 했다. 듣는 순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검증되지 않았고 지침에도 적혀있지 않았다. 그러다 만약 검사자에게 전파되기라도 한다면 큰 문제였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바이러스가 만약 차 밖으로 나온다고 해도 야외이기 때문에 비말은 금방 증발될 것 같았다. 또한, 검사자가 레벨D 보호복, N95마스크, 페이스 쉴드, 글러브를 제대로만 착용한다면 현실적으로 감염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른 지역 사례도 수소문해보니 이미 대구에서는 이런 형태로 검사를 시작한 병원도 있었다.

결론을 내렸다. 검사가 필요한 사람을 늦게 검사할 수는 없으니, 당장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고, 그날 바로 시장님께 보고를 드린 뒤 허락을 받았다. 할꺼면 당장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급한 대로 야외 텐트를 소방서에서 빌려왔고, 장소는 보건소 앞 주차장으로 정했다. 마침내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는 아이디어가 나온 지 바로 다음날 아침에 운영에 들어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날부터 하루 검사자 수가 100명을 훌쩍 넘어도 감당이 가능했고, 많이 한날은 차선을 2차로로 확대하여 하루 400명까지 검사한 날도 있었다. 이 덕분에 확진자를 빨리 찾아낼 수 있었고, 우려했던 검사자가 감염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선별진료소는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었고, 보건소 중 가장 빨리 드라이브스루를 도입한 우리 보건소로 언론취재가 이어졌다. 절박한 순간에는 때로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고, 신중히 생각한 후에 하겠다고 결정했으면 빨리 실행하는 것이 감염병 대응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양수산부 전수검사 - 때로는 오버스러운 결정이 골든초이스를 만든다

3월 10일 새벽, 세종시 아홉 번째 확진자가 진단되었는데, 정부세종청사의 해양수산부 직원이었다. 이전에도 보건복지부에서 1명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추가 전파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사례이길 바랐다. 3월 10일, 우선 가족들과 직장 내 같은 실·국 위주로 접촉자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보건환경연구원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나 해수부 직원 4명이 추가로 확진되었다는 연락이었다.

한편 확진된 4명은 소속 실·국이 다양했고 특정 사무실에 집중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처 전체에 감염자가 퍼져 있을 가능성이 있었고, 직원 전수검사를 검토해보았다. 그래서 곧바로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해수부 전수검사 필요성에 대해 상의하였다. 그러나 중앙에서는 전수 검사보다는 지침에 따라 우선은 접촉자를 중심으로 검사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3월 11일에는 일단 추가 확진자들의 접촉자를 위주로 검사를 실시했는데, 그 중 또다시 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3월 12일 아침, 더 이상 접촉자 위주의 검사로는 신속한 방역이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시장님과 해수부 장관님 간의 협의를 통해 바로 전 직원 795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보건소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2개 차선으로 늘리고 검사 인력을 총동원하였다. 보건소 입장에서는 수백 명 전수검사가 처음이라 명단관리, 검사시각 배분, 주의사항 설명, 검체 이송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고, 당연히 많은 혼란이 있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운영지원과에서 직원들에게 안내문자, 시간 배분, 현장통제 인력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덕분에 2일에 걸친 전수검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특히 둘째 날에는 정부세종청사 현장에 드라이브스루 임시 검사소를 차려서 매우 빠른 속도로 검사를 진행해나갔다. 전수검사 결과 추가로 확진자 13명을 발견하였다.

결과적으로 해양수산부에서의 전수검사는 성공적인 방역 전략이었다. 해양수산부 집단 발생이 지역사회로는 전혀 전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계속해서 접촉자 위주로 검사해나갔다면 추가 확진자 진단 및 접촉자 격리가 늦어져 지역사회로의 전파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전수검사를 결정할 때는 비록 지침에 비해 과도한 조치이고 오바스러운 결정이었지만, 뒤돌아보면 매우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만약 지금이 대규모 전파의 직전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검사역량을 일시적으로 총동원하여 짧은 시간에 다수 검사를 실시하여 조기에 유행을 뿌리 뽑는 것이 방역에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검사역량이 모자란다고 해서 유행을 조기에 뿌리 뽑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전파경로를 뒤따라가는 방역밖에 할 수 없고, 그로 인해 소요되는 인력과 노력은 훨씬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재양성에 대한 대처 - 모를 때는 두드리면서 가는 길이 안전하다

4월 초, 대구·경북에서 확진 후 격리해제 되었다가 다시 PCR 양성을 보이는 재양성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들이 전염력까지 있느냐였다. 만약 전염력까지 있다면 지금까지의 방역 지침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상황일 만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우리 시에도 확진 후 격리해제 된 사람이 12명 있었고, 이분들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 상황보고에서 시장님이 격리 해제된 확진자들에 대한 재검사를 먼저 제안하셨고, 나 또한 그 의견에 적극 동의하여 재검사를 바로 실시하게 되었다. 그 결과 역시나 우리 시에서도 재양성 9명이 확인되었다.

재양성 여부 검사를 할 때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유는 긁어부스럼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때까지 확진 후 격리 해제된 사람을 통한 신규 감염자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재검사를 했다가 양성이 나오면 또다시 역학조사와 격리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불필요한 조치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호흡기 검체에서 PCR 양성이 다시 나왔다는 것은 전파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검출된 바이러스 DNA가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죽은 바이러스 조각으로 인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었다.

그래서 우리 시는 그 이후로 확진 후 격리 해제된 분들에게 14일간의 추가 격리를 권고하면서 1주일 간격으로 재검사를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양성과 음성이 번갈아 반복되는 사람도 있었다. 격리조치가 반복되면서 환자 당사자의 고생도 컸고,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우리로서도 많이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불확실성 앞에서 아직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우리는 재검사한 검체를 바로 질병관리본부로 보내서 배양검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했고, 마침내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재양성은 죽은 바이러스 조각으로 인한 것으로서, 전염력이 없다는 결론을 발표했다(재차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이에 따라 4월 19일부터는 더 이상 재양성 여부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새로운 대응지침을 마련하는 데에 있어 우리 시가 일조했던 것이다.

비록 재양성 검사 때문에 많은 수고를 했었지만, 미지의 병원체 앞에 선 인간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접근할 수밖에 없었고, 그 덕분에 우리는 확실한 근거를 얻을 수 있었다.

쌓여가는 경험들, 그러나 지쳐가는 직원들 - 조직의 체력이 방역의 승부를 가른다

어느덧 달력은 7월을 향하고 있었고, 1월부터 이어진 코로나19 대응에 보건소 직원들이 지쳐갔다. 선별진료소, 핫라인, 역학조사 등은 전체 직원이 순번을 정해 수행하였고, 총괄 업무는 감염병관리계에서 해왔다. 감염병관리계 직원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고군분투해 주었지만 6개월 가까이 지속되면서 힘듦을 호소했다. 기존의 감염병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하는 것이 힘든 건 당연했다.

처음에는 직원들도 열심히 대응해서 어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생각인 듯 보였으나, 5월 이태원발 확산이 다시 시작되고, 어쩌면 내년까지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처럼 여겨지자 지쳐갔던 것이다. 하지만 총괄직원들을 전면 교체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고민스러웠다. 지금껏 쌓여진 직원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데, 새로운 팀이 꾸려지면 2월달 대응수준으로 다시 돌아갈 거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분들에게 이것을 몇 년이고 계속 맡길 수는 없는 것이었고, 언젠가는 교체해야 한다면 적절한 타이밍에 교체해주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7월 중순부터 감염병관리계는 평시 감염병 업무로 다시 돌아가고, 코로나19 대응만 전담하는 TF를 새롭게 꾸렸다. TF인력은 주로 맞춤형복지 주공사업으로 읍면동에 파견 나가 있던 간호직 직원들을 다시 보건소로 불러들여 구성했다. 이 직원들은 대부분 경력이 짧은 직원들이었지만 젊은 패기로 지금까지 열심히 해주고 있다.

장기간의 감염병 대응은 결국 인력 및 조직관리가 방역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체력이 좋아야 싸움에서 이길 수 있듯이 말이다. 적절한 인력 교체와 직원들의 역량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노력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글을 마치며,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지역 주민들의 감사 인사이다. 여러 회사, 가게, 학교, 종교단체 등에서 수많은 간식과 응원 편지들을 보내주었다. 우리가 한 것에 비해서 너무 과분한 관심과 응원을 받는 것 같아 송구할 정도였고, 일일이 답례를 하지 못해 죄송하기도 했다. 많이 힘들고 불안하고 지쳤을 때, 이러한 응원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뭉클함을 느끼게 해주었고, 우리가 혼자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K방역의 최전선에는 보건소가 있다. 전국의 모든 보건소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또 힘을 냈으면 한다. 수시로 변하는 지침, 끝이 없는 검사, 밀려오는 해외입국자, 밤을 새워 입력해야 하는 검사 건들, 감염의 위험, 접촉자 분류의 불안함, 통제가 어려운 자가격리자·확진자 동선공개에 대한 불만 등등 현장에서 겪는 보건소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버텨왔고, 또 언젠가는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내리라 믿는다. 보건소 파이팅!


ABOUT
ARTICLE CATEGORY

Browse all articles >

BROWSE ARTICLES
AUTHOR INFORMATION
Editorial Office
Seoul Medical Center 156, Sinnae-ro, Jungnang-gu, Seoul 02053, Republic of Korea
Tel: +82-2-2276-7766    Fax: +82-2-2276-7770    E-mail: editorialoffice.ph@gmail.com                

Copyright © 2024 by Korean Society for Public Health and Medicine.

Developed in M2PI

Close layer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