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용 | 대한공공의학회 초대 총무이사 / 빛으로병원
1. 먼저 근황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선배님,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근무처, 현재 하시는 일 등을 말씀해 주세요.
· 1986. 3. 1 ~ 2010. 8. 31 | 국립중앙의료원(방사선종양학과) 근무
· 2010. 9. 1 ~ 2017. 2. 28 |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교수 및 정년퇴임
· 2017. 3. 1 ~ 현재 | 경북 안동시 빛으로병원 근무
저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25년, 인제의대 해운대백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주임교수로 7년 6개월 근무한 후 정년퇴임하였고, 2017년 3월부터 안동 빛으로병원에서 주로 암환자의 방사선치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2. 어떤 계기로 국공립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하셨나요?
1983~86년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우리나라 방사선종양학과 전공의 최초 수련 1기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를 취득한 후 새롭게 신설된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초청받아 1986년 3월부터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의대 및 전공의 시절부터 보건의료는 히포크라테스 정신에 맞게 인류사회를 위한 공익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평소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가능하면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국가보건의료기관 또는 공익기관에서 소신껏 일해 보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고 이에 적합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25년간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3. 국공립병원에서 근무하시면서 추진하셨던 역점 사업은 무엇이었나요?
1986년 국립중앙의료원에 임용되어 저의 전공인 암환자에 대한 방사선치료 및 예방사업에 주로 관심을 갖고 근무하였습니다. 1978년 세계보건기구의 지원과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한국 암관리 워크숍” 개최에 이어 1980년부터 보건복지부 국립중앙의료원에 “한국중앙암등록본부”가 설치되고 해마다 암등록사업과 통계사업을 수행하였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이룩한 암등록사업 자료와 통계를 국가 암정복사업을 달성하기 위해 2001년 설립된 국립암센터에 이관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국립암센터는 향후 순조롭게 국가암정복사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대한공공의학회 임원으로서 일하시면서 기억나는 일들, 아쉬운 점, 보람 있었던 일 등을 말씀해 주세요.
과거 우리나라 국가발전 전략이 선성장 후분배 정책으로 인해서 사회복지 분야뿐만 아니라 공공보건의료기관에도 투자가 미미하게 되었고 공공보건의료는 더욱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계속 낙후 쇠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2000년 의료대란으로 이어졌고 아울러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부실함이 여지없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으며 또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의료대란의 와중에서도 공중보건의협의회와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의사들이 앞장서서 의사협회와 협의하에 공공보건의료를 발전시킬 목적으로 의사협회 산하에 대한공공의학회를 발족시켰습니다. 저는 대한공공의학회의 초대 총무이사를 맡아 사명감과 열정이 탁월한 전국 공공보건의사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전혀 연결성이 없었던 공공보건의료기관과 의사들 간에 네트워크가 형성하게 되었고 2001년 6월 9일에는 국립의료원 9층 강당에서 “대한공공의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정책토론회”도 처음 개최하게 되었던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의료대란 이후 “대통령 직속 의료발전특별위원회”가 설치되어 우리나라 의료발전뿐만 아니라 공공보건의료 발전에 대해서 단기적으로는 현존하는 보건의료기관의 질적 확충, 장기적으로는 적절한 양적 발전에 대한 정책 방안을 제시하였지만, 그때뿐 지난 20년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이 또다시 2020년 의사집단 파업사태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산적한 보건의료의 문제점은 도외시하고 오직 보건의료정책을 정치적 목적으로만 활용하려는 정치집단의 왜곡된 보건의료정책으로 인해 기본적인 국민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 아직도 아쉽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5. 마지막으로 20주년을 맞이한 대한공공의학회에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공공보건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2000년 의료대란 속에서도 기본적 국민의 건강권을 위하여 뜻과 열정을 모아서 대한공공의학회가 태동하였습니다. 시작은 위기 속에서 미약하게 출발하였지만 벌써 20년이 되었다고 하니 축하드립니다. 더구나 2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집을 출판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더욱 기쁘고 20주년을 준비하는 대한공공의학회 임원들과 편집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20년의 세월은 성장기였다면 이제부터는 청년기로써 힘차게 발전해나가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이번 2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공공보건의료인들이 또 한 번 마음과 뜻을 모아 향후 20년의 비전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지난 세월 동안 수고했던 선후배들이 지속적으로 긴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면서 국민건강권을 위한 공공보건의료의 확충과 발전을 이루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