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 Health Aff Search

CLOSE


대한공공의학회 20년사 (2000~2020 Years)
대한공공의학회 과거, 현재, 미래

대한공공의학회 과거, 현재, 미래

기고문 | 대한공공의학회에 바란다

공공보건의료체계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임준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 센터장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교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공보건의료의 의제가 우리 사회의 핵심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공공보건의료 확충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인력과 예산을 결정하는 정책결정권자에게 공공보건의료가 왜 필요하고 중요한가를 설명하는 데에만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아픈 기억을 떠오르면 생소함마저 드는 현상이다.

코로나19 전 공공보건의료는 우리 사회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고, 필수보건의료의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분포를 해결할 핵심인 정책 수단으로 인식되지 못하였다. 그 결과로 지역과 계층 간의 심각한 건강 격차를 항상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공공병원의 모습은 지난 과거의 영광만을 어렴풋하게 기억할 뿐 급격한 수요 증가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민간의료기관을 따라가지도 못하였을 뿐 아니라 보건의료체계에서 주도권을 상실하였다. 공공 기반의 확충이 요원한 상황에서 공공의료는 수요가 많지 않은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의 한계 상황에 처한 취약한 주민 대상의 안전망 역할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의 존재 가치라 할 수 있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필수보건의료서비스의 보편적 권리 구제에 대한 담론은 사치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감염병, 응급, 외상, 심뇌혈관질환, 중환자치료, 분만, 신생아, 재활, 커뮤니티 케어 등과 같은 필수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권을 보장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지역의 건강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감염병과 같은 필수보건의료서비스를 보편적으로 보장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정책결정권자에게 심어 주기에 충분한 사건이 되었다. 물론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국민들은 항상적인 불안과 불공정, 그리고 건강 불평등 속에서 문제 해결에 대한 목소리를 우리 사회에 던져왔다. 그러나 미시적인 효율성의 논리와 생산성의 잣대로 재정 당국을 포함한 정책결정권자들로부터 외면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런 와중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정책결정권자의 생각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건강에 대한 미시적 접근이 오히려 거시적 비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위기와 공포를 심화시키며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고, 필수보건의료의 문제를 시장에 맡길 경우 필연적인 실패와 전 국민적 고통을 가져올 수 있음을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필수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공보건의료체계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의 지평은 열었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또는 시장의 논리로 전개해오고 있는 많은 시스템들과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국립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와 관련한 논쟁이 그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부 정책이 전략적으로 올바른 판단과 정책이었는지는 향후 지속적인 논의 과정에서 평가될 것이다. 대한공공의학회가 중심이 되어 진행해나가야 하겠다. 그렇지만, 이러한 논쟁에 앞서서 공공보건의료에 종사하는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는 공공의학회가 더 중심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국립공공의대를 포함하여 향후 쏟아져 나올 공공보건의료 정책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정책을 받치고 있는 가치체계는 무엇인지, 공공보건의료체계의 범위와 내용에 대한 공공의학회의 시각이 같은 방향을 응시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방향에 건강 정의와 권리의 부재 속에서 고통받는 우리 이웃들이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공공보건의료의 미래는 무엇인가? 그 미래에 주인은 누구인가? 우리는 그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공공의학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내부 구성원에게 던져야 할 성찰적 질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ABOUT
ARTICLE CATEGORY

Browse all articles >

BROWSE ARTICLES
AUTHOR INFORMATION
Editorial Office
Seoul Medical Center 156, Sinnae-ro, Jungnang-gu, Seoul 02053, Republic of Korea
Tel: +82-2-2276-7766    Fax: +82-2-2276-7770    E-mail: editorialoffice.ph@gmail.com                

Copyright © 2024 by Korean Society for Public Health and Medicine.

Developed in M2PI

Close layer
prev next